실탄 풍부한 중견기업, 부동산 시장 '큰손'으로 뜬다

입력 2023-08-02 17:49   수정 2023-08-03 01:09

마켓인사이트 8월 1일 오후 3시 18분

부동산 대체투자 운용사들이 매물을 찾는 ‘알짜’ 중견기업에 줄을 서고 있다. 고금리에 출자자(LP) 찾기가 어려워지자 자금력이 충분한 전략적 투자자(SI)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추세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주요 부동산 전문 운용사들은 중견 기업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원익그룹이다. 지난 6월 서울 강남 포스코사거리에 있는 오피스 빌딩 골든타워 입찰 때도 원익그룹에 줄을 선 운용사가 적지 않았다. 원익그룹이 강남에 사옥을 마련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다.

원익그룹은 반도체용 장비, 정보기술(IT), 금융업 등을 영위하는 중견그룹이다. 원익홀딩스, 원익QnC, 원익IPS, 원익머트리얼즈 등 코스닥시장 상장사를 거느리고 있다. 가용 재원도 많다. 지주사인 원익홀딩스는 연결 기준 올 1분기 현금성 자산 1173억원을 보유 중이다. 원익그룹은 계열사마다 본사가 흩어져 있어 강남권에 몇몇 계열사를 한데 모으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패션업체들도 부동산 시장 ‘큰손’으로 등극 중이다. 남산 하얏트호텔을 사들인 글로벌 명품 핸드백 제조업체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이 대표적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블루코브자산운용이 하얏트호텔을 7300억원에 매입할 때 대부분을 책임지며 주요 LP로 들어갔다. 사실상 단독 매입이라는 평가다.

패션 기업 F&F도 여전히 본사 사옥을 강남권에 마련하기 위해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F&F는 서초 마제스타시티 타워1을 본사 사옥으로 쓰려다 계열사 입주까지 예상보다 장기간 소요될 것으로 보고 6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했다. 이후 F&F는 강남권역(GBD) 매물로 나온 아크플레이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크플레이스는 2호선 역삼역 역세권에 있는 오피스다. 마제스타시티 타워1보다 GBD 중심지에 가깝다.

연기금, 공제회 등 주요 LP들이 유동성 관리에 들어가면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있는 중견기업들의 부동산 시장 내 영향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들어 현금이 많아 강남에 사옥을 두고 싶은 중견기업들이 새로운 LP 집단으로 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처럼 부동산투자팀을 자체 운용하지 않고 있는 만큼 전문 운용사를 통해 투자 물건을 검토한 뒤 부동산을 인수하면서 상부상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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